연구일지

한 회사에는 돌려받을 가수금이, 다른 회사에는 쌓여 있는 자금이 있었다. 배당의 부담까지 함께 풀어야 했다.

부동산을 가진 A법인에는 매입대금과 영업 부진을 메우느라 쌓인 큰 가수금이 있었다. 은행 빚도 많아 오너에게 돌려줄 현금은 부족했다. 반면 제조업 회사 B법인에는 과거 큰 매출에서 쌓인 이익잉여금과 금융자금이 있었다. 앞으로 매출은 없을 전망이었고, 오너에게 받을 가지급금은 A의 가수금보다 작았다.

돈은 B에 있는데, 오너가 돌려받을 돈은 A에 있었다. B에서 배당받자니 소득세 부담이 컸다. 가지급금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인정이자와 업무무관 대여금에 따른 차입금 이자의 비용 인정 문제를 짚어야 했다. 장부 잔액 하나가 아니라, 자금이 엇갈린 구조를 풀어야 했다.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4호 · 시행령 제27조; 법인세법 제52조 ·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6호, 제89조; 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4호 나목 · 시행령 제53조)

먼저 채권을 넘기는 약정을 검토했다. 오너의 A법인 채권을 B가 대물변제로 받기로 하면 개인의 가지급금 채무는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B가 A에서 돈을 받아야 한다. 개인의 장부는 정리돼도 빚은 회사 사이에 남는다. 실제 지급이 이뤄지는 제3자 변제와 달리, 채권의 상대방만 바꿔서는 A의 자금 부족과 남은 가수금 회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민법 제466조 · 대물변제; 민법 제450조 · 채권양도; 민법 제469조 · 제3자의 변제)

실마리는 주식가치의 차이에 있었다. 자금이 쌓인 B의 주식가치는 높고, 은행 부채가 큰 A는 낮았다. 이 차이를 무시한 합병은 주주에게 돌아갈 가치를 왜곡할 수 있었다. 나는 주식평가와 기존 주주들의 권리관계를 바탕으로 순서를 바꿨다. B가 A의 주식을 먼저 전부 취득해, 완전모·자회사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나목 · 시행령 제54조)

물론 싼 주식을 산다고 세금이 저절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주주별 이전 세금과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를 계산하고, 특수관계인 집단의 범위와 총지분 변화를 대조했다. 아래 판결의 기준도 이번 거래에 적용되는 법령과 지분관계에 맞춰 검토했다. (소득세법 제94조 제1항 제3호·제4호; 증권거래세법 제7조; 지방세법 제7조 제1항·제5항 · 시행령 제10조의2, 제11조;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49324)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49324

기존 과점주주와 새로운 과점주주 사이의 법정 특수관계가 전제된 구법 판결이다. 거래일의 법령과 사실관계에 대조해 검토했다.

기존의 과점주주와 새로운 과점주주가 소유한 총주식의 비율에 변동이 없다면 간주취득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 없다

판결 이유 2. 가. (2) 중 발췌 · 원문 보기

그다음은 합병의 방향이었다. 부동산을 가진 자회사 A가 모회사 B를 흡수하도록 했다. 완전모·자회사 합병특례를 적용하면서, A의 기존 부동산은 소유 법인을 바꾸지 않는다. 그 부동산을 옮길 때 생길 취득세 부담 없이 B의 자금과 채권을 A로 모으는 방향이다. 승계자산과 합병대가에 따른 나머지 세부담도 함께 검토했다. (법인세법 제44조 제3항 제1호; 지방세법 제7조 제1항·제5항 · 시행령 제10조의2, 제11조;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4호 · 시행령 제27조; 법인세법 제45조 제1항·제2항)

법인세법 제44조 제3항 제1호

내국법인이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을 소유하고 있는 다른 법인을 합병하거나 그 다른 법인에 합병되는 경우

법 제44조 제3항 제1호 원문 · 원문 보기

이제 같은 회사 안에 오너에게 갚을 가수금과 받을 가지급금이 모인다. 같은 금액끼리 상계하고, 더 큰 가수금의 잔액은 B에서 넘어온 금융자금으로 갚는다. 이때 회수하는 실제 대여원금은 배당이 아니므로, 그 회수분에 배당소득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잉여금을 가수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빚을 갚을 자금을 연결하는 설계다. (상법 제235조; 상법 제530조 제2항;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4호 · 시행령 제27조)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4호 · 시행령 제27조

내국법인으로부터 받는 이익이나 잉여금의 배당 또는 분배금

제17조 제1항 제1호 중 발췌 · 원문 보기

국세청도 같은 사람에게 갚을 채무가 있는 합병법인이 그 사람에 대한 대여금을 승계한 경우를 다룬 바 있다. 승계한 대여금을 곧바로 소득처분 대상으로 보지 않은 이 회신을, 이번 구조의 판단 근거로 삼았다. (국세청 법인46012-3337, 1998. 11. 3.)

국세청 법인46012-3337, 1998. 11. 3.

제94조의2는 회신 당시 조문이다.

동 단기대여금은 법인세법시행령 제94조의 2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한 것으로 보는 가지급금 등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임.

국세청 후속 질의회신에 수록된 관련 예규의 회신문 중 발췌 · 원문 보기

채권의 상대방만 바꾸는 대신, 갚을 돈과 갚을 자금이 만날 구조를 만들었다. 고객이 회사에서 약 10억 원의 기존 대여원금을 회수하면서, 그 회수분에는 배당소득세를 부담하지 않는 실행안을 마련했다. 현재 사업 통합과 함께 진행 중이다.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4호 · 시행령 제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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